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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 논문 일지

약수터에서 하는 논문 작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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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까지 '도서관 좋아' 인간이었으나 결국에는 정착지가 필요하여 '약수터'라는 곳에 한 달간 머무르기로 했다.
선배 연구자들에 의하면, 연구자는 크게 두 부류로 나뉜다. 집에 자기 연구 공간이 있으며 집에서 가장 능률이 상승한다는 '집 파', 불특정 다수와 함께 작업해야 몰입할 수 있다는 '도서관 파'가 있다. 나는 두 가지 모두 해당되는 인간이지만 현실적 여건이 어려워 어느 공간에도 정착 못하고 있었다. 풍족한 연구자는 아마도 손에 꼽을지도 모른다(연구 생활을 언급할 때마다 나는 엥겔스 삥 뜯으며 근근이 연구하던 마르크스가 생각나서 혼자 킥킥댐).

 

▼ 연구 공간 찾아다니던 유목 생활의 기록

 

논문 작성 최적의 장소 찾기

연구와 집필을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는 공간 = 집중이 잘 되는 공간1순위: 연구실의 내 자리 2순위: 학교 도서관(열람실 말고 자율석) 3순위: 구립 도서관 4순위: 집(최후의 보루...)내가 사용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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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 쓰기에 집중이 잘 되는 공간은?

수료 이후 연구 공간을 찾아다니는 하이에나가 되어 집, 커피숍, 스터디룸, 공유 오피스 등등 가보지 않은 곳이 없다. 유목민 생활 중 요즘 찾은 곳은 국립중앙도서관이다. 이용이 까다롭고 규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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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수터 창에서 보이는 뷰

@yaksootur

서촌의 통인시장 대로변에 위치한 공유작업실이고 '피터'와 '민지' 사장님이 운영한다.
2020년에 전염병 이슈로 연구실에 갈 수 없었을 때 몇 주 애용했었고 한 권의 학술지를 쓰기도 했었다. 유익했던 기억 안고 다시 방문하여 고정석으로 바로 계약했음!

이용권 종류는 하루/10일/한 달/고정석이 있다. '하루'부터 '한 달' 이용권까지는 고정석 제외하고 원하는 자리에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나는 한 달이라는 시간 기준으로 고정석을 계약했다. 고정석은 전용 책상과 의자, 사물함이 제공된다.

약수터가 '약수터'인 이유는 아마도 물과 커피를 무제한으로 마실 수 있어서가 아닐까? (사장님께 여쭤보지는 않았음)
기본적으로 캡슐 커피가 제공되고, 이따금 '피터', '민지' 사장님들이 "커피 내릴 건데 같이 만들어줄까요?"라고 하면 "네!" 한다. 

 

약수터, 내 자리

 

보다시피 서적, 논문, 포스트잇, 공책, 필기도구, 랩탑 등등 이거저거 늘어놓고 공부하는 성향이라서 고정석 필수임. 도서관에서 쫓겨난 적은 없지만 매번 나 스스로 너무 민폐라고 생각할 때가 많았다...

약수터의 고정석 인원이 적고 각자의 일에 몰두하는 분들이라 집중하기 너무나 좋은 환경이다!

나는 도서관 다닐 때부터 오픈 시간에 들어가고 마감 때 나오는 사람이었고, 약수터에서도 그 짓을 하고 있다. 다른 멤버들은 몇 시간 몰두해서 바짝 일하고 퇴근하더라. 나만 나머지 수업받는 것 같은 이 느낌...

 

 

옆집에는 '오쁘띠베르'라는 예쁜 커피숍도 있다. 멘탈 털리는 날에는 정화수 떠놓듯이 커피 한 잔 주문해 놓고 바깥에 지나가는 사람들을 구경하기 좋다.

여기는 예쁜 디저트랑 와인도 판다. 내가 주당이었으면 와인부터 마시고 연구를 시작했을지도 모를 일. 퍽퍽한 연구 일상에 약소한 일탈은 필수라서... 

아무튼간에 과연 이번 연구 공간은 지속성을 가질 수 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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