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 쓸 때 참고할 수 있는 책을 추천하고자 한다. 모두 내가 여러 번 읽고 도움받은 책이고, 특히 디자인 이론 기반의 연구자라면 더욱 추천한다. 추천 순위대로 소개한다!
움베르토 에코의 『논문 잘 쓰는 방법』
내가 "논문 쓸 때 어떤 책을 참고하면 좋을까요?"라는 질문을 했을 때 교수님들이 하나같이 똑같은 책을 추천해 주셨다. 국내서는 2000년대 초반에 출간되었기에 시대에 뒤떨어진 게 아닌가 하는 의심도 들겠지만, 아마도 논문 작성법에 관한 도서 중 고전 수준의 책이 아닐까?
움베르토 에코는 이탈리아 출신으로 토마스 아퀴나스에 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고 기호학자, 철학자, 역사학자, 미학자 등으로 활동한 저명한 학자이자 소설가이다. 나는 석사과정 때 움베르토 에코를 처음 접했는데 기호학 관련 이론 서적이었고 내용이 너무 어려워서 몇 장 읽다가 포기해 버렸다. 이후에 교수님 추천으로 다시 만나게 된 것.
'움베르토 에코'라는 이름은 왠지 똑똑하고 세련된 느낌인데 "논문 잘 쓰는 방법"이라니 너무 한국적이고 뜬금없었다. 한국이나 유럽이나 목차 어떻게 쓰는지 고민하는 건 똑같은 거지.
나는 석사 논문 쓰기 위해 이 책을 두 번이나 읽었고 박사 논문을 쓰는 지금도 다시 읽을 계획이다. 책 두께가 얇고 문체가 딱딱하지 않아 술술 읽힌다. 무엇보다 논문 작성에 관해 기술적인 접근이 아니라 논문의 원리와 체계를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해 준다. <지도 교수에게 이용당하는 것을 어떻게 피할 것인가>라는 부분도 흥미롭고 재미있다.
김기란의 『논문의 힘』
한국 기반의 연구자라면, 그리고 당신이 초보 연구자라면 이 책은 꼭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기본적이면서도 꼭 필요한 내용을 요목조목 알려준다. 게다가 저자인 김기란 님은 글쓰기 강연은 물론이고 논문작성과 연구방법론 강의도 해왔다. 최근에는 DBpia 영상 강의 콘텐츠에서 김기란 강의를 제공하더라.
반드시 2022년 출간된 책을 대출/구매하시길! 처음 출간된 2016년 내용을 보강하여 개정판을 2022년 6월에 재출간했다고 한다.
우에노 치즈코의 『논문 쓰기의 기술』
우에노 치즈코는 일본의 대표 사회학자이자 여성학자이다. 이 책에는 그의 연구 경험담과 그가 40년간 학생들을 가르친 사례가 담겨있어 딱딱한 정보서가 아닌 에세이처럼 느껴진다. 에세이라는 표현이 조심스러운데 하루의 기록이나 경험에 관한 감상같은 글이 아님을 강조하고 싶다. 그 또한 초보 연구자인 적이 있었고 수많은 학생들의 논문 작성 고민을 접했기에 초심자가 읽기에 쉽고 편하도록 책을 쓴 것이 아닐까 추측해본다. 그가 평생을 연구자로 살며 쌓아 온 논문 작성 기술을 자신의 철학적 태도를 바탕으로 소개한다.
한국디자인학회의 『디자인 연구 논문 길잡이』
디자인 기반 연구자에게 가장 난감한 문제는 논문 작성이 아닐까? 논문 작성은 모든 연구자에게 어려운 일이지만, 도안을 그리고 제품을 만들던 디자이너에게 자신의 개발품에 관해 논리적인 글을 쓰라고 한다면 너무 막막할 것 같다. 나의 경우는 실무 디자이너로 시작해 학문의 길로 들어왔기에 연구의 의미조차 와닿지 않았다. 겨우겨우 석사를 마치고 박사과정 중에 있지만, 디자인 연구의 본질을 설명하는 일은 아직도 어렵다.
디자인 연구자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희소식, 한국디자인학회의 출간 소식이었다! 게다가 최신의 연구 사례를 다루고 있어 UX/UI, 경험디자인 등 최신 분야의 연구자들도 참고할 수 있다.
내용과 무관한 사진. 맛 좋은 에스프레소 마시고 모두들 힘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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