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교수 변경신청, 그 흔하지 않은 일이 내게 일어났고 6개월이 지났다. 다행히 곧바로 새로운 지도교수님을 배정받을 수 있었다.
지도교수 변경 이후, 어떤 상황을 헤쳐나가는가? 앞서 6개월이란 시간이 지났다고 덤덤하게 말했지만 오열의 시간이었음. 주요 사건 중심으로 단계를 요약해 보자면 이렇다.
첫째, 지도교수 변경은 내 마음대로 되는 일이 아니다. 시행착오를 일으킬 여러 요인이 있고 그중 대표적으로 학교 운영 규칙이 있다. 최대한 차근차근(시간이 촉박하지만 천천히 빠르게!) 규칙 대응 방법을 알아보시라. 교학처든 조교든 교수진이든 찾아가 보자.
둘째, 앓는 시간이 필요하더라. 모 선생님 조언에 의하면 큰 변화/사건에는 그만큼의 감정이 따르기 마련이란다. 나는 마음이 조급해 감정은 뒤로한 채 해결책만 구하며 시간을 보냈고 속병이 나버렸다. 종교로 극복해 버림!
셋째, 삶을 재정비해야 한다. 풀타임 대학원생이든 아니든 대학원생도 자기 삶이 있으며 계획이 있다. 그러나 인생만사 한 치 앞도 모르는 일이니 어떤 일이 일어나면 그에 따라 인생 계획을 조정해야겠지. 쉽게 말하면 졸업이 늦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욕심과 자만을 버리자는 게지.
위의 세 가지와 더불어 자질구레한 일들을 겪고서야 비로소 새로 시작할 수 있다. 심지어 나는 해탈을 넘어 진화에 이른 느낌이 든다. 최악의 고비를 극복한 나 자신 기특해 칭찬해 사랑해!
내 경우는 말 그대로 '새로운 시작'이다. 새 지도교수님을 만나 그간 내 연구의 과정과 배경을 설명하고 학위논문 주제와 방향을 조정해야 했다. 이에 따라 목차도 선행연구도 새롭게, 자료 수집도 다시, 방법론 연구도 다시, 다시, 전부 새롭게...
새롭다 해서 좌절만 있는 상황은 아니다. 갈피를 못 잡던 내게 새 지도교수님이 해주신 말을 여러분에게도 나눠주고 싶다.
이전 것을 버린다 생각하지 말라. 어차피 쌓아 올렸던 상태는 아니었다. (ㅋㅋ)
학생 당신은 마지막 단계에 이르러 학위논문을 써야 하는 때이다.
(내 경우, 수료했고 졸업시험 합격과 학술지 제출 등 졸업 요건을 모두 갖췄으니 거의 막바지라는 뜻)
하는 김에 해라. 그리고 이전 것은 양념처럼 사용할 수 있다. 완전히 창조를 해야 하는 상황은 아니다.
물론, 내 상황에만 해당되는 조언일 수 있다. 내게는 문제를 멀리서 바라볼 수 있도록 환기시켜 주는 말이었다. 이 조언을 듣고 난 이후부터 나는 경주마처럼 달릴 수 있었고 어느덧 9월이 되었다. 아직도 가야 할 길이 멀지만, 달려갈 로드맵을 알 수 있음에 감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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