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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의 순간들

논문 감옥에서 보내는 2024년 연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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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포스팅은 블로그 감성을 느끼고 싶으니 명조체로 글을 작성하겠다.

논문 집필기에 들어서면 일반 사람들과는 시간이 다르게 흘러간다.
모 선생님이 이 시기를 '스스로 만든 감옥에 갇히는 시간'이라고 표현하셨는데,
사회 활동을 제한하고 연구와 논문 집필에만 몰두해야 한다는 뜻이다.
지인과의 교류나 문화 생활에 대한 욕구가 감소하니
추수감사절, 블랙프라이데이, 성탄절 등의 big holiday event에 감흥도 없다.


2024년 성탄 이브에는 출근을 했고, 성탄절에는 하루종일 논문에 매달렸다.
나는 석사학위 본심사를 성탄 이브에 했었다.
본심사 통과 후에 다음 날, 어쩌다 보니 <폴란드로 간 아이들>을 봤고 펑펑 울었다.(울고 싶었던 걸까?)
그 이후로도 매년 성탄 이브, 성탄절 저녁에는 심오하고 서글픈 영화를 봤고 훌쩍이며 잠들었다.

 

삶의 가치 생각해보며 연말 맞이하기(연말 영화 추천)

이틀 뒤는 성탄절이고 아홉 번 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해가 시작된다. 백화점에서는 연말을 위한 음식, 장식, 물건을 팔고 SNS에서는 파티 공간과 음악을 마구 추천해 준다. 구경하는 일만으로도

sophiabo.tistory.com

2024년, 이번 성탄절에는 영화도 눈물도 없고 매너리즘에 허덕였다.
10시간 이상은 책상에 붙어있어야 하는데 몸도 눈꺼풀도 무겁고 밖에 나가고 싶은 건 아니고 하다 보니 연구가 재미는 있고...
조각 케이크 두 개를 사서 와구와구 퍼먹으며 논문을 썼다. 캐럴도 틀었다.

어떻게든 성탄절 분위기 내보려고 한쪽 모니터에는 유튜브 썸네일을 켜두었다.

 


12월의 마지막 주말, 일과 논문을 병행하는 내게는 국립중앙도서관에 갈 수 있는 황금 시간이다.
이른 아침부터 비몽사몽 간에 오들오들 떨며 출근 도장 찍었다...

연구정보서비스실의 창 밖 풍경, 국립중앙도서관 / 도서관 외출 때 찍은 사진 / 엘모 필통 고문하기


12월 31일 저녁, 정말로 2024년의 마지막이 얼마 남지 않은 시간에 동생과 동네 산책을 나섰다.
어떤 의미가 있는 활동은 아니었고, 단지 나와 동생은 최근 들어 저녁에 함께 운동을 해왔을 뿐이다.
나와서 걷다 보니 12월 31일 21시가 넘은 시간이었고, 내가 "2024년이 얼마 남지 않았네" 하니까 동생이 "헉, 정말로?!" 했다.

서서울호수공원, 밤 풍경

우리 동네, 특히 산책하러 가는 공원에서는 비행기가 아주 크게 보인다. 비행기 창문 개수를 셀 수 있을 정도다.
나는 왠지 비행기를 볼 때마다 상쾌한 기분을 느낀다. 파워 N이라서 그런가, 비행기를 볼 때마다 동유럽이나 스칸디나비아 어딘가를 목적지로 두고 기내에 앉은 내 모습을 상상한다. 그러면 기분이 마구 들뜬다.
그러나 이번에는 무섭고 허무한 생각뿐, 잠깐의 신기함도 있었지만 상쾌하지도 들뜨지도 않았다.

실패한 비행기 사진들


드디어 2025년 1월 1일이 되었다!
아침에 기상하자마자 동생과 함께 송구영신 예배 영상(유튜브)을 보았고, 필라테스로 근육을 모조리 조졌다.
이 글을 쓰는 지금도 복부가 너무 아프다.


그리고 오늘, 1월 2일은 간밤에 너무 많은 악몽을 꾸었다.
심지어 악몽에서 깼는데 또 꿈이더라...(지겨워 정말~)
악몽의 반대를 살아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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