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경 답사를 위한 큰 산 하나가 있는데 바로 비자받는 일이다. 중국 비자를 신청하려면 온라인 신청서를 작성한 후에 그것을 출력해 가지고 비자 센터에 방문해야 한다. 방문해서 서류에 미비함 없는지 1차로 검토받은 후 이상이 없다면 수령증을 받을 수 있다.
나는 비자 사진 촬영부터 난관이었다. 중국용 비자 신청을 위해 조건에 맞는 사진이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가볍게 여겼고, 게다가 너무 바빠 대충 여권 사진 쓰려고 했다. 그 과정은 다음과 같다.
1. 이마, 눈썹, 귀가 잘 보이는 사진이 있나요? 네 ▶ 2번으로
2. 그것이 여권사진인가요? 네 ▶ 3번으로
3. 여권은 6개월 내에 만든 것인가요? 아니오 ▶ 결론으로
결론 : 당신은 바보입니다. 당장 "중국 비자 사진" 검색해서 준비하세요.
*흰색 배경에 이마, 눈썹, 귀가 잘 보여야 하고 규격은 3.3x4.8mm 등등
부랴부랴 사진관 찾아서 35,000원 주고 찍었다. 못생기게 나온 데다 앞으로 중국 갈 일이 없을 것 같아 돈이 너무 아깝더라...(흑흑)
이왕이면 포토부스에서 만원 주고 제대로 못생기게 찍을걸 그랬다. (예전에 포토부스 사진 찍은 적 있는데 너무너무 마음에 안 들어서 불쾌하기까지 했음 사진 바로 버렸음)
온라인 신청서, 비자 사진, 여권 사본, 여권, 비행기표, 숙박 상세표, 여행 일정표를 챙겨 중국 비자 센터에 갔다. 나는 서울 남산스퀘어를 이용했다. 후기를 찾아보니 눈치게임 같았다. 9시 오픈런해서 성공한 사람도 있고 아닌 사람도 있고, 늦게 갔는데 기다림 없이 신속하게 접수한 경우도 있단다.
나는 8시 30분쯤 도착했는데 내 앞으로 30팀이 있었다.
9시에 센터 문이 열렸고 입장해서 다시 기다린 후 1차로 서류 검토를 받았다. 번호표를 받고 누락된 서류 준비 안내를 받았다.
난 분명 일정표를 인쇄해서 챙겼는데 없더라. 센터 내에 있는 컴퓨터로 일정표 양식을 400원 주고 출력했다.
일정표까지 후다닥 작성한 후 순서를 기다리려고 앉으니 9시 20분쯤이었다. 앞 순서들이 체감상 빠르게 진행되는 듯 했지만 난 출근해야 한다... 5명 정도 빠지는 걸 보고 눈물 머금으며 뛰쳐나왔다.
결국 동생에게 부탁해 대리 신청을 했다. 동생에게 오픈런과 대기 상황을 겪게 해야한다는 점이 너무 미안했는데, 다행히 신속하게 끝났더라. 심지어 그는 오픈런 없이 느긋하게 점심때 갔거든. 12시 15분쯤 번호표를 받았고 12시 43분에 수령 일자를 내게 알려줬다. (진작 대리 신청을 할걸^^) 비자 접수 금액은 46,000원이었다.
아래의 "Pickup Form" 즉, 수령증을 들고 발급일 또는 발급시간 내에 맞춰 신청했던 센터에 재방문하면 된다. 수령은 그 유명한(블로그 후기에 자주 등장함) 55번 창구 1개소만 운영하고 수령하는 일 자체는 아주 간단해 보였다. 만약 서류상 문제가 있었다면 이전에 연락이 왔을 테고, 실제로 내 앞 순번의 사람들은 길어야 5분이 걸렸다. (5분 걸린 경우는 단순 수령이 아닌 것 같았음)
대기 중에 내 앞 순서의 아무개 씨는 종이가 있네 없네 하면서 창구 직원과 실랑이를 했고 나는 거친 생각과 불안한 눈빛으로 오들오들 떨며 지켜보았다. 내가 모르는 사연인 것 같은데(비자는 종류가 여러 가지 있고 나는 비자 신청 자체가 처음이니) 창구 직원은 아주 냉랭했고 아무개 씨는 한숨 푹푹 쉬며 몹시 당황해하더라. 너무 도와주고 싶었지만 내가 가진 건 내 수령증과 번호표뿐...
북경 답사의 첫 관문이자 큰 부담이었던 비자 신청과 수령까지 마무리하여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이제는 중국어를 공부해야 한다. 중국 관련 공부도 해야 한다. (논문 연구용) 씩씩하게 해치워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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