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가 없는데도 행복한 송별회
지난 4월 한강 피크닉에 이어 다시 돌아온 15기 SPACE 학생기자 모임! 멤버 중 해외로 유학 가는 이가 있어 축하 겸 송별회 겸 모이기로 했다.
우기라 덥고 습하니 편하게 놀자는 취지에서 내 집으로 이 친구들을 초대했다. 어느새 '집들이'로 테마가 정해졌고 나는 잔뜩 설레서 뭘 먹을까 고민했다. 일기예보에 따르면 모임 날 비가 온다고 하기에 맵고 짠 음식, 술과 즐길 수 있는 음식으로 찾아보았다.
@새벽종이울렸네
@등촌주막집
'집들이'라 하면 직접 요리를 해 대접해야 하지만, 내 요리(요리라고 할 수 없는 수준)의 맛은 대접이 아니고 홀대에 가까운걸... 다행히 학생기자 최고의 MZ막내 쩝쩝 박사 친구가 "언니, 뭐 준비할 거야?" 먼저 물어봐줘서 이러쿵저러쿵 계획을 짜보았다.
<이러쿵저러쿵 집들이 계획안>
1. 훌륭한 배달 음식
2. 군만두(막내 친구가 추천한 밀키트)
3. 술 여러 가지(막내 친구가 가져온다 함)
4. 디저트
모임 당일, 왠지 모르게 다들 잔뜩 흥분한 것처럼 보였고 카톡만 하는데도 소란스러웠다. (ㅋㅋ)
@신전떡볶이
@BBQ
@루이제빵소
결국 본 요리는 신전떡볶이와 치킨으로 정해졌고 15기 SPCAE 학생기자 활동 시절의 팀워크를 발휘해 순식간에 배달시켰다. 센스 있게 디저트를 사 온 친구도 있었다. 이 정도 팀워크라면 기후위기 팀플은 우리에게 맡기는 게 좋을 듯.
미니 케이크는 완벽한 생김새에 비해 치명적인 허점이 있었다. 바로 포장이 몹시 꼼꼼했음. "누가 케이크 비닐에 유리 테이프를 붙여?" 외치며 각자 케이크 하나씩 잡고 작업했다. 케이크가 망가지지 않도록 힘조절하며 단단한 테이프 뜯기가 정말 어려웠음. 심지어 난 포기했고 나머지 친구가 수습했다.
순식간에 문제를 해결했고 너무 맛있게 먹었다!
정말 놀라운 사실은 디저트 한 코스가 더 남았다는 점, 그리고 마지막 디저트의 제공자이자 송별회 주인공인 유학생이 참석하지 못했다는 점... 이 친구는 이전 모임 때도 해외에 있었고 영상통화로 참석했다. 이번에도 자연스럽게 영상통화로 함께했다.
학생기자 활동 때는 일과 학업이 바빠, 거리가 멀다는 이유 등등으로 영상 회의를 자주 했었다. COVID-19 시기 이전이었는데도 왠지 영상 회의 진행이 원활했다(나만의 생각이니...?). 그리고 지금, 회의는 아니지만 1대 다수로 영상통화를 하고 있자니 감회가 새롭더라. 인터넷 끊김 현상이 없고 오디오 겹침 없이 술술 대화할 수 있고 테이블 한 구석에 휴대폰을 놓으니 거기 앉아있는 것 같고... 친구들이 떠들고 있을 때 나는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음.
9시가 넘으니 나는 슬슬 졸렸고 친구들의 황금 주말도 걱정이었다. 귀가할 때가 된 거지.
다시 팀워크를 발휘해 뒷정리하고 각자의 집으로 헤어졌다!
공간15기칭구칭구들이 집 초대 선물을 보내주었고 유학생은 비행기 타러 갔다.
모두들 건강히 지내다 기쁜 소식으로 다시 만나요!
뭘 이런 걸 사 왔어 못살아 정말~
@일광전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