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엄 전시 읽기

박물관 전시, 뇌 빼고 즐기기

heobo 2024. 8. 31.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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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이하 국중)에서 한국·일본 ·중국의 14~19세기 대표 나전칠기 유물을 한데 모아 선보였다. 이 전시는 각국의 대표적 국립박물관이 함께 주최하기에 전시품과 내용의 질이 무척 기대된다.
무더운 8월 중순, 나는 동행자 여럿을 이끌고 방문했다.

관광철인 데다 국중은 비성수기에도 내외국인으로 붐비기 때문에 네이버 어플로 사전예약을 했다. 뙤약볕에 줄을 서고 싶지 않으니... (그러나 막상 방문 당시에는 관람객 수가 예상보다 적었고, 특별전시실은 본관에 내부에 있어 줄을 서지 않아도 되더라)

참고로  국세청 홈택스 세금포인트 할인쿠폰을 발행하면 10% 할인받을 수 있다. 애초에 국중의 전시 관람료는 다른 사립 박물관 및 미술관에 비해 저렴하지만, 성실히 쌓인 세금포인트를 놀릴 수 없다. 다들 꼭 유용하게 쓰시길 바란다!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 '삼국삼색-동아시아의 칠기' 네이버 예약 안내 화면(모바일 스크린샷)


▶국세청 홈택스 세금포인트 할인쿠폰 발행 방법 ◀

홈택스 접속 및 로그인 → My 홈택스 클릭 → 세금포인트(숫자) 클릭 → '세금포인트 조회' 팝업 창이 뜨면 '세금포인트 혜택 바로가기' 클릭

홈택스에서 세금포인트 혜택 받기(웹사이트 스크린샷)

여러 가지 혜택 항목 중 '국립중앙박물관 할인쿠폰'을 찾아 발행하면 끝!

인쇄하여 지참 후 매표소에 제출하면 된다. 1인 쿠폰으로 여러 명이 사용할 수 있다.
(예: 나는 나 포함 동행자가 3명이었고 내 이름의 쿠폰을 3장 발행 및 출력해 제출했다)


한국, 일본, 중국의 나전칠기 이름은 각각 '나전칠기', '마키에', '조칠기'로 번역할 수 있다. 이번 포스팅은 역사적 지식, 배경, 맥락 같은 내용을 뒤로하고 보이는 그대로 소개한다. 다시 말하면, "뮤지엄 연구자는 어떤 생각을 갖고 유물 전시를 보는가?"라는 주제이고 답을 먼저 하자면, "별거 없음"이다.

앞서 말했듯 나는 동행자 3인을 이끌고 본 전시를 관람했다. 삼국의 지난 몇 세기가 무색하게 모두들 쓱 보고 쓱 나왔다. 역사/유물 전시 관람이 30분도 채 되지 않은 경험은 난생처음이다!
그러나 절대, NAVER! (쓱 보고 쓱 나오는 것이) 잘못된 태도가 아니었다. 오히려 내게는 생경한 경험이었음. 그들은 각 전시 코너의 큰 제목과 아름다운 유물의 모습을 한눈에 보고, 이목을 끄는 장면은 구체적으로 보고, 커다란 디지털 아트는 멀리서 바라보고, 강조된 연출 공간은 오래 감상했다. 물론 나도 마찬가지. 그리하여 나는 어떤 부분을 보았나, 내 직관은 어떻게 작동하나 기록해 보련다.

다시 말하지만, 객관적 지식이나 사유는 없다.


나전 대모 칠 국화·넝쿨무늬 함

< 나전 대모 칠 국화·넝쿨무늬 함 >

초등학생 손바닥만 한 크기의 나전칠기 함. 전 세계에 세 점만이 온전한 형태로 남았다고 하여 기념으로 사진 기록을 했다. 사각형도 원형도 마름모도 아닌 모양인데 실용적이었나 궁금하다. 작은 화장품 파우치 같기도 하고.

나전 칠 모란·넝쿨무늬 경전 상자

 

 

 

 

 

 

<나전 칠 모란·넝쿨무늬 경전 상자>

경전을 보관하던 중요한 상자다. 나전으로 꾸며진 문양은 아마도 중요한 의미가 담겼을 테고, 두꺼운 나무 테두리나 가운데 잠금쇠 부분이 만화에서 봤던 보물상자처럼 생겼다. 경전 상자의 디자인 기조는 세계적으로 비슷한 걸까?

 

나전 대모 칠 연꽃·넝쿨무늬 상자

 

 

 

<나전 대모 칠 연꽃·넝쿨무늬 상자>

작은 핀 조명의 역할이 돋보였던 옻칠 상자다. 위의 경전 상자와 다르게 패턴의 심미성이 더욱 돋보인다. 옻칠 위의 나전이 아주 영롱하게 빛나거든. 마치 홀로그램 스티커 붙인 것처럼!

 

 

 

 

나전 칠 포도무늬 서류 상자

 

<나전 칠 포도무늬 서류 상자>

오늘로 치면 서류 보관함 혹은 랩탑 넣는 브리프 케이스 개념일까? 이 상자의 포도 문양 나전도 영롱하게 빛난다. 포도는 부귀와 번영을 의미한다는 말을 어디선가 주워들은 적이 있다. "하시는 일 번창하시길!"

 

 

나전 칠 봉황·꽃·새·소나무무늬 빗접

이렇게 한데 놓고 보니 약간 징그럽기도 하고... (왼쪽부터) 뚜껑에는 불로초를 물고 있는 봉황 한 쌍이 있다. 손잡이가 있는 부분이 정면이고 모란꽃 자개 장식이 되어있다. 다음 사진은 이 상자의 측면 모습이다. 매화(로 추측되는) 나무 위에 새가 울고 있다. 그다음 사진은 또 다른 측면이고 나무인 것 같다. 나무줄기를 두껍게 표현하는 게 유행이던가?


개인적으로 너무 마음에 들었던 한국, 일본 각국의 대표 나전칠기 유물 모음 코너다. 한국 코너는 왠지 국립민속박물관이나 덕수궁미술관에서 본듯한 기시감이 들어서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 일본 코너는 배경 그림을 배치했을 뿐인데 엄청난 시각적 환기가 되었다. 그래서! 중국 코너에서 "우와 역시 대륙 스케일 남달라"하고, 한국 코너에서 "한국 공예 감성이 오래전부터 이어져 왔군!" 했고, 일본 코너에서 "이햐 일본에 온 것 같아!" 했다. 쉽게 말하면, 삼국의 각 코너마다 계획된 연출 콘셉트를 분명하게 느낄 수 있었다는 거지.

(왼쪽) 한국 나전칠기 대표 유물 모음 / (오른쪽) 일본 나전칠기 대표 유물 모음

사진으로만 보기 아쉽고 집에 하나 들여놓고 싶은 마키에 선반이다. 나전 그라데이션 보셔요 변태가 아닌지요(칭찬임)

마키에 칠 소나무·싸리나무무늬 선반

 

마지막 장식은 ♥소고기

@더함한우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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